약한 자를 사용하신다
예수님 다음으로 위대하게 하나님께 쓰임 받은 사람은 아마도 사도 바울일 것입니다. 그래서 은연중에 우리는 사도 바울은 신앙적인 면이나 도덕적인 면에서 완벽한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는 내면적인 죄의 갈등은 전혀 없었고 언제나 마음에 평화가 가득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로마서 7장에 묘사된 사도 바울의 내면의 치열하고 절박한 싸움을 보면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곧 나는 선을 행하려고 하는데, 그러한 나에게 악이 붙어 있다는 것입니다...아, 나는 비참한 사람입니다. 누가 이 죽음의 몸에서 나를 건져 주겠습니까?” 사도 바울은 이 구절에서 구원 받은 후 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죄와의 갈등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힘과 노력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려고 했을 때 경험했던 패배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로지 성령님께 의존했을 때만 영적인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음을 그는 처절한 경험을 통해서 배웠습니다. 그러므로 사도 바울은 겸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자신의 약함을 철저히 알고 하나님께 겸손함으로 나아갈 때만 하나님이 자신을 사용하실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연약함을 통해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알았기 때문에 그는 오히려 자신의 약함을 자랑했습니다. 그래서 세상의 관점에서 볼 때 사람들이 자랑하는 재물, 권력, 명예 등을 그는 ‘배설물’로 여기고 역설적으로 자신의 약함을 자랑하는 자가 되었습니다.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모세는 궁중에서 최고의 학문을 익힌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의협심과 정의감으로 불타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이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여겼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렇게 교만했던 모세를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의협심으로 사람을 쳐 죽이고 난 후 모세는 두려움으로 미디안 광야로 도망갔습니다. 그 황량한 곳에서 40년 동안 평범한 양치기로 지냈습니다. 자신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철저히 경험했던 이 기간을 거친 후에야 하나님은 드디어 모세를 부르셨습니다. 자신의 약함을 알았던 모세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주님, 죄송합니다. 저는 본래 말재주가 없는 사람입니다. 전에도 그랬고, 주님께서 이 종에게 말씀을 하고 계시는 지금도 그러합니다. 저는 입이 둔하고 혀가 무딘 사람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세상에서 가장 복된 일은 하나님께 쓰임 받는 일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놀랍게도 그리고 감사하게도 약한 자들을 사용하십니다. 겸손한 자들을 사용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시적이거나 가시적인 성공에 일희일비하거나 교만하지 말고 항상 자신의 약함을 알고 인정하고 자랑하며 하나님께 쓰임 받는 복된 인생이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