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서적보다 동화책
- 설립자 최영기 목사 칼럼 인용(2023. 6.) -
제 신앙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CS Lewis(씨에스 루이스)입니다. 미국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리더스 다이제스트라는 잡지에서, 인간의 죄 중에서 가장 큰 죄는 교만이라는 제목의 글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죄라면, 거짓말하고, 훔치고, 살인하는 것만 생각하던 저에게 이 글은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각주에, ‘Mere Christianity(단순한 기독교)’라는 책에서 발췌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즉시 책방에 달려가 이 책을 구입하여, 단숨에 다 읽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믿음이 무엇인지 감을 잡게 되었고, 얼마 후 예수님을 주님으로 영접하였습니다.
이후부터 CS Lewis가 저술한 책은 남김없이 다 읽었습니다. 이중의 하나가 7권으로 이루어진 어린이 동화집 The Chronicles of Narnia(나니아 연대기)입니다. 저는 이 동화집을 통해 창조, 구원, 성화, 종말에 관해 구체적인 그림을 머리에 그릴 수 있게 되었고, 하나님은 어떤 분이고, 예수님을 닮는 것이 어떤 것이며, 거룩한 백성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배웠습니다. 영적인 진리는 초자연적인 영역에 속했기 때문에 4차원 자연 세계에 속한 인간의 사고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에 이 전집과 같은 스토리가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지적이고 논리적으로만 풀어가는 신학적 명제를 스토리를 통해 생생하게 그려주는 이 동화집은, 제 신앙과 목회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저는 지금도 몇 년마다 나니아 연대기를 다시 읽습니다. 그럴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새로운 것을 깨닫습니다. 신학원에서 공부할 때 조직 신학 추천 도서 중의 하나가 나니아 연대기의 마지막 편인 The Last Battle(마지막 전투)이었습니다. 조직신학 교수도 이 동화책의 신학적 가치를 인정하는 모양이다 싶어서 흐뭇했던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