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차려주신 밥상
~최영기 목사, 『목자의 마음』에서 인용~
팀 체스터(Tim Chester)의 『예수님이 차려주신 밥상』(IVP 역간)이라는 책을 읽고 난 후, 식사에 대한 심오한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복음과 식탁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먹는 이야기를 빼면 책이 얇아질 정도로 성경에는 먹는 것과 상관된 내용이 많습니다. 구약의 예언자들은 메시아가 와서 세울 하나님 나라를 풍성한 잔치로 묘사하고 있습니다(사55:1-2). 하나님이 예언자들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을 부르실 때에도 풍성한 잔치에 초대하셨습니다(욜2:14-27). 식탁은 예수님의 사역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대부분 잔치 자리나 식탁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예수님이 첫 번째 공적으로 이적을 베푼 자리가 혼인 자리였습니다(요2:1-11). 잔치를 좋아하셨던 예수님은 초청을 받으면 누가 초청했는지 가리지 않고 응하셨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대적하는 사람들로부터 세리와 죄인의 친구요, 술주정뱅이요, 식탐하는 사람이라는 비난까지 받았습니다(눅7:34). 예수님께 식탁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가르치는 자리요, 하나님의 은혜를 맛보는 자리요, 하나님의 가족 되었음을 선포하는 자리였습니다. 십자가에 돌아가시기 전날 밤 제자들과 만찬을 나누실 때 두려워하는 제자들에게 약속하신 것도 천국 잔치였습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셔서 갈릴리 호숫가에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을 때에도 하신 것이 제자들에게 생선을 구워 먹이시는 것이었습니다(요21:13).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식탁은 신앙생활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신약교회의 성도들은 집집마다 다니며 음식을 먹고 떡을 떼었습니다(행2:46). 이들은 공식 예배와 식탁교제를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성찬도 신약교회 성도들에게 단순한 예식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상에 둘러 앉아 먹고 마시는 잔치였습니다. 예수님이 우리 죄를 위해 돌아가신 것을 기억하고, 양식이 되시는 주님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음을 고백하는 자리였습니다. 무엇보다 그리스도 안에서 한 가족이 되었음을 선포하며, 장차 누릴 천국의 기쁨을 미리 맛보는 잔치의 자리였습니다.
진정한 가족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같이 밥을 먹어야 합니다. 무숙자들에게 음식을 장만해 배부해 줄 때 시혜자와 수혜자라는 극복할 수 없는 관계의 벽이 존재합니다. 간식을 나누거나 식당에서 요리를 대접해도 거리감은 여전합니다. 가정집에서 밥상에 둘러앉아 음식을 먹을 때에 비로소 거리감이 사라지고, 진정한 사귐이 시작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진정한 친구가 되고 싶은 사람은 집에 초대해 음식을 나눕니다. 신약교회 회복을 추구하는 성도들에게 식탁은 단순한 영양 공급을 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가족이 됨을 즐기는 자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장 모임은 반드시 집에서 갖고, 목장 모임으로 모일 때에는 반드시 식사를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