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기다리는 기도
성경은 참고 기다림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하신다. 다니엘은 3주 동안 기도응답을 기다렸다. 전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예레미야는 열흘을 기다렸다. 모세는 십계명을 받으러 시내 산에 올라가 엿새를 대기한 후에야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 예수님도 기다리셨다. 그리스도가 베푸신 놀라운 기적에 깊은 인상을 받은 제자들은 즉시 그 소식을 세상에 퍼뜨리고 싶어 했다. 하지만 주님은 단호하게 말리셨다.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다.”(요2:4)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은 서두르지 않으신다. 매사에 조급한 사람들은 그런 성품을 자꾸 간과하지만 예수님은 정확하게 파악하고 계셨다.
아담의 범죄에서 단절과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관계회복 사이에 얼마나 긴 시간이 존재하는지 생각해보라. 아브라함이 자식을 기다리고, 이스라엘이 해방을 갈구하며, 예언자들이 메시아를 고대했던 유장한 세월이 그 기간에 포함되어 있다. 성경의 역사는 비틀비틀, 꼬불꼬불, 이리저리 지그재그로 돌아가는 이야기들로 점철되어 있다. 이야기는 속 터지는 속도로 힘들게, 힘들게 앞으로 전지해 나간다.
바로 지겨운 과정, 기다리는 행동 자체가 인내와 끈기, 신뢰, 온유, 긍휼 따위의 자질을 키워내는 자양분을 공급한다. 하나님이 세상에 역사하시는 흐름에 몸을 담고 있기만 하면 자연히 그런 성품들을 갖추게 된다. 구한 바를 얻었을 때보다 얻지 못할 때 더 큰 믿음이 필요하다. 히브리서 11장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본문에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증거를 받았으나 약속된 것을 받지 못하였던(히11:39)” 영웅들의 뼈아픈 사연들이 한가득 수록되어 있다. 그들의 좌절된 숙명은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의 운명과 한데 얽혀 있다. “이는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여 더 좋은 것을 예비하셨은즉 우리가 아니면 그들도 온전함을 이루지 못하게 하기”(히11:40) 때문이다. 믿음은 미래지향적으로 하나님을 신뢰하도록 요구한다.
- 필립 얀시, “기도”에서 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