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의 중요성
코로나(Covid-19) 시기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변화가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공동체성이 약해지고 개인주의 성향이 더 뚜렷해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는 교회에도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구원받은 사람의 모임입니다. 그래서 신앙생활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목장처럼 공동체를 이루어 ‘함께’하는 것입니다.
목장은 가족공동체입니다. 성경을 보면 가족공동체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이 함께 ‘먹는 것’입니다. 복음은 식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아마 성경에서 먹는 이야기를 빼면 성경 두께가 많이 얇아질 것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나라를 풍성한 잔치로 묘사하고 있고, 예수님의 사역에서도 식탁은 중요했습니다. 예수님은 주로 잔치 자리나 식탁에서 중요한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잔치를 좋아하신 예수님은 초청의 자리를 마다하지 않으시고 참석하셨습니다. 그래서인지 예수님을 비난하고 적대시했던 종교지도자들은 예수님을 세리와 죄인의 친구이며 심지어 ‘먹는 것을 탐하는 자’라고 비난했습니다. 예수님에게 식탁은 단지 음식을 먹어서 배고픔을 채우는 자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가르치고 하나님의 은혜를 맛보는 자리, 하나님의 가족이 되었음을 선포하는 자리였습니다. 예수님은 부활하신 후 갈릴리 호숫가에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을 때에도 제자들에게 생선을 구워서 먹이셨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식탁은 신앙생활의 중심에 있습니다. 신약성경을 보면 초대교회 성도들은 집집마다 다니며 음식을 먹고 떡을 떼었습니다. 식탁 교제가 중요했기 때문에 교회 지도자들을 뽑을 때도 손님 대접을 잘하는 사람을 뽑도록 했습니다(딤전 3:2). 목장이 진정한 가족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같이 밥을 먹어야 합니다. 밥을 식당에서 사주는 것보다 집에서 밥상에 둘러앉아 먹을 때에 서로 간의 거리감이 좁아집니다. 깊은 사귐과 나눔은 밥상 앞에서 이루어집니다. 신약교회에서는 그렇게 천국 밥상이 이루어졌습니다. 한 식탁에서 있는 자와 없는 자, 히브리인과 헬라인, 주인과 상전이 함께 밥을 먹으면서 마음의 장벽을 허물고 주 안에서 하나가 되었습니다(갈 3:28). 목장 모임이 집에서 이루어지고 반드시 식사를 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