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사도 바울은 로마에 있는 교회 성도들에게 쓴 편지에서 이렇게 권면합니다. “여러분은 이 시대의 풍조를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완전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도록 하십시오.” 오늘날 온 세상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 아래에 있다고 말합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뜻은, ‘모더니티 이후의 사상’인데, ‘근대후’, ‘후근대’, 탈근대‘ 등으로 번역되기도 합니다. 이 사상은 문학, 예술, 철학, 소설, 문화비평의 영역을 넘어서 이제는 우리의 사고방식, 행동방식, 심지어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이 사상의 가장 큰 핵심은 절대적인 진리와 전통적인 권위를 거부하는 ’상대주의, 다원주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절대적인 것을 인정하지 않는 ’내 마음대로 사는 인생, 막가는 인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절대적인 진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이 시대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절대적인 것을 믿지 못할 때 사람들은 부패한 삶으로 빠져듭니다. 예를 들면, 젊은이들 사이에 늘어나는 동거가 그러합니다. 몇 십 년 전에는 생각하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함께 살면서 내가 좋은 것을 얻고 내가 싫은 의무는 부담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인데, 음란한 생활이라기보다는 왜곡된 결혼에 가깝습니다. 성경은 성관계를 결혼과 거의 동일시합니다. 성에는 반드시 헌신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헌신이 없는 이 시대에 그리스도인들은 헌신의 소중함과 헌신의 능력을 꼭 인식해야 합니다.
또한 이 세대를 본받지 않고 잘 분별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있는 ‘영적전쟁’, 즉 ‘영의 싸움’을 인식해야 합니다. 이 세대가 여러 면에서 정말 복잡하기 때문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육의 싸움을 영의 싸움으로 착각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과거 역사를 보면, 싸움이 어렵거나 적의 실체가 명확하지 않을 때 내 마음대로 가상의 적을 만들어 싸움을 벌이는 실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십자군 전쟁입니다. 무슬림은 우리의 원수가 아닙니다. 그들을 사로잡은 악한 영과 우상종교가 원수입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교회는 무슬림을 적으로 쉽게 규정하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성경말씀에 의하면, 동성애는 분명히 죄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의 대적은 동성애자들도 아니고, 동성애나 낙태를 옹호하는 자들도 아닙니다. 그들은 마귀의 영, 시대의 영에게 사로잡힌 이들로서 우리의 사랑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임을 알아야 합니다. 사람이나 조직을 대적으로 규정하면 우리의 싸움은 혈과 육의 싸움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알고 하늘의 지혜를 구하는 자들이 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