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의 마음 열기
- 이경준 목사 칼럼 인용(2022.12.) -
분당 차병원의 한 교수가 상담을 위해 저를 찾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드리는 직원예배가 있는데,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의 자세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 교수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제가 과외지도를 했던 학생이었습니다. 지금은 그 학생이 60세가 넘었습니다. 대개 미션스쿨에서 예배를 드려야 패스를 할 수 있거나, 경영자가 그리스도인일 경우에 공식적인 예배시간이 있어서, 학생이나 직원들이 마지못해 참석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도무지 마음이 불편한 나머지 저를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얘기를 나누는 중에 새로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아마 병원을 설립하신 분의 성이 차씨여서 차병원이라고 했겠지만, 그 이름에는 의미가 따로 있었습니다. 차병원의 CHA안에, C는 Christianity, H는 Humanity, A는 Academy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말로 하자면 기독정신을 가지고, 인류를 사랑하며, 학문적 깊이를 추구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런데 성령님께서 상담할 수 있는 지혜를 주셨습니다. 그 이름의 의미 속에 바로 답이 있었습니다. CHA 순으로 말씀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순서를 반대로 해서 AHC 순으로 말씀을 전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직장예배에서 목사님들은 중요한 것부터 전하는 우선순위를 염두에 두고, 기독정신 즉 성경부터 가르치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많은 일반인들은 설교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마음을 닫고는 듣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CHA를 거꾸로 하여 ACH 순서로 하면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도 열 수가 있습니다. 즉 그들에게도 유익이 되고 들을 만한 내용(Academy)을 먼저 전하는 것입니다. 모두 성경에 나타난 진리인데 성경을 읽지만 않을 뿐입니다. 예를 들면 리더십, 건강한 자아상, 자녀교육, 의사소통, 대인관계, 행복한 가정과 같은 내용이 될 수 있습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변화의 리더”와 같은 일반 서적을 정리해서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음에 사람의 마음에 위로와 힘이 되는, 즉 마음을 만져주어서 감동이 되는(Humanity)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고부관계에서 오는 갈등을 극복하고 살아간 이야기, 경제적으로 바닥을 쳤던 사람이 다시 일어선 이야기 등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든가, “지친 완벽주의자를 위하여” “일상 상담” 등의 책에서 배우고 자신의 삶에 적용한 것을 나눌 수도 있습니다. 그 다음에 자연스럽게 기독교의 기본진리나 기독교 정신(Christianity)을 전하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설교를 할 때, 목사님은 보통 성경강해를 먼저 하고 그에 관한 예화나 구체적인 예를 듭니다. 교회에 다니던 사람은 들을 마음의 준비를 하고 교회에 오기 때문에 그러한 설교를 듣는 가운데 감동을 받습니다. 그러나 학교나 직장에서 억지로 예배에 참석한 사람은, 성경강해를 먼저 하면 아예 마음을 닫고 지루해 하거나 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CHA순으로 말을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AHC순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면 모든 사람의 마음을 설교에 집중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비단 학교나 직장에서 예배를 인도할 때뿐만 아니라, 목장모임에서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교회 배경이 거의 없는 VIP가 목장모임에 참석했을 때에는 AHC를 염두에 두고, 그의 삶에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Academy), 마음에 감동이 되는 이야기(Humanity)를 먼저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VIP가 참석하기 시작한 이후 몇 주간을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마음이 기독교에 대해 열렸을 때에 예수 영접모임으로 인도하여 예수님과 복음(Christianity)을 전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