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단강과 나일강
이진희 작가의 “가나안에 거하다”라는 책을 보면 요단강과 나일강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스라엘에는 강이라고는 요단강 하나 밖에 없습니다. 겨울은 우기라서 강이 넘쳐흐르지만 여름은 건기라서 말라 버립니다. 요단강은 우리나라의 개천처럼 작은 강이라서 우기에도 강의 폭이 10미터를 넘지 않습니다. 구약성경을 보면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셔서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셨습니다. 이집트를 흐르는 나일강과 요단강의 차이는 이집트와 가나안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요단강은 비가 와야 물이 흐르고 심한 가뭄에는 말라 버립니다. 하지만 이집트의 나일강은 비가 오지 않아도 늘 강물이 풍성하게 흐릅니다.
이집트는 사막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 사막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이 거대한 강이 있었기 때문에 과거 화려한 이집트 문명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이집트에서는 비가 오는 것과 상관없이 강물을 끌어다가 농사를 지을 수 있지만, 가나안은 하늘이 비를 그치면 강도 말라서 농사를 지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보통 ‘가나안’이라고 하면 ‘젖과 꿀이 흐르는 풍요로운 땅’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나안에는 작은 요단강 하나만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가나안에서는 오직 하늘에서 내리는 비에 의존해서 살아가야 합니다. 하늘만 바라보고 농사를 지어야 하는 천수답(天水畓) 인생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즉 하나님이 하늘에서 비를 내려 주시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되고, 비를 내려 주지 않으시면 광야가 되는 곳이 바로 가나안입니다.
가나안에 살면서 가장 큰 불안과 두려움은 하늘이 문을 닫고 비를 내려 주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큰 축복은 하늘 문이 열리고 비가 내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늘 문을 열고 닫으시는 분은 바로 이 우주만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은 가나안이 비가 풍족하게 내리는 비옥한 땅이라서 택하신 것이 아니라 반대로 하나님이 그 땅을 선택하셨기 때문에 철을 따라 비를 내려 주시는 땅이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눈길이 연초부터 연말까지 항상 그 위에 머물러 있어 그곳에 거주하는 백성을 위해 비를 내려 주시기에 축복의 땅이 된 것입니다.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몸소 돌보시는 땅이고, 주 당신들의 하나님의 눈길이 해마다 정초부터 섣달 그믐날까지 늘 보살펴 주시는 땅입니다“(신 11:12).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왜 이런 땅을 주셨을까요?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나안 땅을 주심으로써 광야에서처럼 하나님만을 절대 의지하고 살아가게 하신 것입니다. 오늘날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들에게 기대하시는 것은 우리가 늘 하나님의 돌보심과 채워주심을 바라보며 늘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