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이 아니라 사람
어느덧 우리가 새로운 예배당으로 이사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지난 한 달을 돌아보면 그저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하심에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새 예배당으로의 이전은 단순히 장소를 옮긴 일이 아니었습니다. 오랜 기도와 기다림, 그리고 성도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헌신과 섬김이 모여 이루어진 하나님의 선물이었습니다. 새 예배당에 들어설 때마다 성도님들 모두 느끼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공간이 넓어졌다는 것입니다. 예배실도, 친교 공간도, 각 부서가 사용할 수 있는 방들도 이전보다 훨씬 여유롭습니다. 이러한 넓음이 편안하고 감사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공간과 편안함에 대해 아마도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실 것 같습니다. "이 공간은 너희의 편안함을 위해 준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영혼을 품으라고 준 것이다“
넓어진 공간은 곧 넓어진 사명입니다. 더 많은 사람을 초대할 수 있고, 더 다양한 사역을 펼칠 수 있으며, 더 많은 세대가 함께 모여 예배하고 교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입니다. 공간이 넓어졌다는 것은 동시에 섬겨야 할 영역도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시다시피 새 예배당을 유지하고 각 사역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손길이 필요합니다. 예배를 준비하는 손, 새신자를 맞이하는 손, 아이들을 돌보는 손, 청소하고 정리하는 손 등등... 이 모든 손이 모여야 예배당이 살아 숨쉬는 교회가 됩니다. 시편 110편 3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주의 권능의 날에 주의 백성이 거룩한 옷을 입고 즐거이 헌신하니." '즐거이 헌신한다'는 표현이 마음에 깊이 남습니다. 억지로, 부담으로, 의무감으로 섬기는 것이 아니라, 자원하는 마음, 기쁜 마음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이 아름다운 예배당에서 예배드릴 수 있는 것 자체가 이미 크나큰 은혜임을 기억한다면, 섬김은 부담이 아니라 감사의 표현이 됩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자원하는 마음으로 한 영역씩 맡아 섬겨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작은 섬김이라도 하나님께서는 귀하게 보십니다.
또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아무리 좋은 예배당이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건물입니다. 새 예배당이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축복이지만, 건물 자체가 교회는 아닙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主)로 고백하는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입니다. 에베소서 2장 22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 하나님이 거하시는 처소는 벽돌과 콘크리트로 지어진 건물이 아니라, 성도들이 함께 이루어가는 믿음의 공동체입니다. 우리는 새 예배당이라는 외형에 도취되어 정작 본질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예배당이 크고 아름다워도 사람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반대로 공간이 좁고 낡아도 뜨거운 믿음과 사랑으로 모인 초대교회 공동체는 세상을 변화시켜 왔습니다. 그들에게는 화려한 예배당이 없었지만, 날마다 성전에서, 집집에서 모여 하나님을 찬양하고 복음을 전했을 때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해주셨습니다. 영혼을 품는 일에 집중하는 저와 성도님들이 됩시다.
